2007년 06월 27일
동물농장

 

사회주의자이기를 소원했던 진중권은 자유주의자로 '전향'하며 이렇게 말했다. '평등한 사회를 꿈꾸기에는 내 안에 욕심이 너무 많더라.' 

 물론 나폴레온이 애초부터 평등 사회를 꿈꿨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어쨌든 그는 '평등'을 꿈꾸기엔 그 안에 너무 많은 욕심들로 채워져있었다. 나폴레온은 이상주의자를 숙청하고, 점점 원래의 농장 주인 '존스'보다 잔인하게 동물들을 지배한다. 그들의 기억을 지배하고 그들의 사고를 지배하는 방법으로 교묘하게 말이다.  결국 동물 농장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거다. 인간의 이기심 때문에, 평등 사회를 향한 혁명은 실패할 수 밖에 없다. 

 어느 사회나 절대적 '평등'이란 있을 수가 없다. 
 아무리 평등한 사회에도 지배층은 필요하다. 즉, 국가를 이끌어갈 조정자의 역할은 누군가 해야만 한다. 동물 농장에서는 그 역할을 인간의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돼지들이 맡는다. 그런데 분명 이들은 이기심을 가지고 있고, 또한 이기심을 채울 수 있는 수단과 권위가 그들에게는 있다. 그들에게 평등은 자신들을 제외한 모든 이들이 평등하게 가지지 못함을 의미한다. 

 종종 언론에 보도되는 북한 지배층의 명품 밝히기는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주제가 아닐 수 없다. 그 자체가 북한 체제의 모순을 극명히 드러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마도 북한 스스로에게는 자신들의 건재함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여겨지는 것 같다. 김정일의 생일을 앞두고 중국 광둥성의 평양냉면 집에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북한 인사들이 모였다. 모임의 목적은 김정일의 생일 선물 준비를 의논하기 위함 이었다. 회의 결과 항공편을 통해 북한으로 보내진 선물들은 은세공품, 주류, 명품 의류였다고 한다. 

 

그들에게 혁명정신이란 자신들의 지배체제를 유지하고자 하는 이기심 그 이상의 무엇도 아니다. 그들이 주장하는 주체사상은 동물들이 힘들게 돌을 쌓아 만든 풍차와 같다. 그저 인민들이 희망을 갖고 신봉해야 할 어떤 것일 뿐이다. 풍차를 쌓기 위해 상처입고, 또 농장을 지키기 위해 인간과 싸우다 총에 맞아 죽어간 복서를 팔아 넘기고 나폴레온이 손에 넣은 것은 위스키 한 상자였듯이, 북한 지배층이 원하는 것은 자신들의 생이 마감하는 그 순간까지 어떻게든 체제를 유지한 채, 현재의 안락함을 누리는 그것 하나일지 모른다.

  

by 눈빛 | 2007/06/27 11:11 | 하이퍼그라피아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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