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5월 22일
미드족의 등장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 세이의 법칙이다. 소비자 중심의 현대 경제에서는 더이상 통하지 않는 법칙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국 방송시장에서만큼은 이 법칙이 유효했다. 텔레비전 방송과 시청자의 관계에서 시청자는 항상 수동적인 역할에 머물러 있었다. 시청자들은 방송이 공급하는 프로그램을 그대로 소비했다. 온 가족이 거실에 둘러 앉아 텔레비전을 틀고, 방송사에서 내보내는 프로그램을 받아들일 뿐이었다. 물론, 채널 선택권이 있기는 하지만 채널을 돌린다고 전혀 새로운 프로그램을 맛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제는 미디어 환경이 변했다. 젊은 세대들은 더이상 방송이 창출해내는 프로그램에 자신의 욕구를 맞추는 수동적인 시청자이기를 거부한다. 케이블 방송 덕분에 채널수가 많아졌고, 초고속 인터넷망으로 원하는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아 볼 수 있다. PMP등의 개인 미디어가 확산되면서 미디어 소비는 보다 능동적이고 개인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방향으로 변화되었다. 이 변화의 중심에서 젊은 세대들이 선택한 것은 미국 드라마였다. 한국 드라마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스케일과 극적 전개, 조연과 주연의 구분이 필요 없을 만큼의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둘러싼 탄탄한 구성. 이런 요소들이 합쳐져 '다모 폐인'이 아닌 '미드 폐인'이 등장한 것이다. 

방송프로그램은 현실의 삶을 반영한다. 그러나 시청자는 방송이 현재에 머무르기를 원하지 않는다.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는 현실 보다 나은 미래를 보기를 원한다. 이는 대리만족의 형태로도 나타나기도 하고, 현실의 삶에 대한 위안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즉, 텔레비전 프로그램 안의 집단이 시청자들의 준거집단이 되는 형태를 띠게 되는 것이다. 이는 미국 드라마가 가지는 강점이기도 하다. 미국은 문화가 세계에 소프트 파워를 갖고 세계 문화를 - 그것이 긍정적 방향이든 부정적 방향이든- 이끌어 가고 있다. 그리고 한국 드라마가 보여주지 못하는 한국 현실 이상의 것을 미국 드라마가 보여주고 있다. 미드속에 등장하는 미국적인 라이프 스타일과 문화가 우리의 그것보다 진보적인 것이라는 동경이 미드 열풍에 한 몫하고 있는 셈이다.  

방송 기술과 미디어 환경의 변화 만큼 시청자들의 욕구도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 한국 방송 시장이 그 변화를 선도하기는 커녕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시청자들은 정해진 시간에 획일적으로 공급되는 저질의 프로그램을 거부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는 모든 산업의 탈대중화, 탈획일화 등과 마찬가지로 자연스러운 움직임이라 할 수 있다. 이제 시청자의 욕구와 방송 현실사이의 간극을 얼마만큼 따라잡느냐는 한국 방송의 과제이다. 또한 자족할 만한 스스로의 문화를 창출해 내는 것은 우리 사회의 문제로 남는다. 미국 드라마를 소비하는 문제는 결국 미국 문화를 소비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타문화의 소프트 파워에 젖어들기 보다 스스로의 소프트 파워를 창출해 나가며, 이 세대가 인정하고 열광할 만한 문화적 '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by 눈빛 | 2007/05/22 13:43 | 하이퍼그라피아 | 트랙백(2) | 덧글(1)
트랙백 주소 : http://leerlwk.egloos.com/tb/1204945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Tracked from Z Rock at 2007/05/22 17:34

제목 : 프리즌 브레이크 완전공략▶ PRISON BREAK
INTROː프리즌 브레이크 소개 ▶ Prison Break 2005년 8월 미국 폭스TV에서 처음으로 방영된 미국 드라마이다. 프리즌 브레이크(원제:Prison Break)는 누명을 쓰고 사형 선고를 받은 형을 구출하기 위한 천재적인 건축가 동생이 형을 탈옥시키기 위해 일부러 은행강도극을 벌려 감옥으로 들어가는 일종의 탈옥기를 다루고 있다. 2006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TV부문 작품상, TV 부문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될 정도로 현지에서도......more

Tracked from 트렌드온의 까칠한 세상.. at 2007/05/25 13:00

제목 : 프리즌 브레이크 패러디 이미지.. 뒤집어집니다.
먼저 프리즌 브레이크를 보신 분들에게만 유효합니다.상황 설명 : 영화 초반 스코필드의 이상 징후를 포착한 벨릭은 스파이를 심기 위해 먹는 것으로 수감자를 매수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거기서 벨릭의 대사중 하나이죠. 쉐이크 + 감자튀김의 맛은 제대로 라고... ^^상황설명 : 스코필드의 이상징후를 포착한 벨릭을 갈굽니다. 스코필드가 자신이 만드는 타지마할 모형 제작을 도와준다는 이유로.. 그러나 스코필드는 교도소장 방을 거점으로 탈출을 하여 소장의......more

Commented by trendon at 2007/05/25 13:02
흥미로운 글입니다. 마지막 자족할 만한 스스로의 문화를 창출해 내는 것은 우리 사회의 문제로 남는다. 라는 말이 기억에 남네요.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 다음 페이지 >>